그냥 외사 가기 싫었고,

그냥 무기력 했던 하루

 

아침이 그랬다.

 

어영부영 오늘 하루 쉬겠다는 연락을 하고,

 

계속 잤던 것 같다.

 

자다가 자다가 너무 자는구나 싶어서 일어났던 12시

 

와이프는 정성스레 김치볶음밥과 오뎅국으로 아침겸 점심을 차려주었고,

 

쇼파에 앉아서 핸드폰 게임 하다가, 자다가를 반복

 

3시쯤 부터 제.대.로. 자기 시작했던 것 같다.

 

어느덧 해질녘

 

5시쯤 잠시 산책을 다녀온다는 와이프

 

그래도 같이 걷는것이 더 좋을 것 같아 함께 가겠다 말했다.

 

모자만 푹 눌러쓰고 츄리닝 차림으로

 

아침 출근길마다 지나치게 되는 근처 공원 초입으로 이끌었다.

 

 

초등학교 옆은 코스모스가 흐트러지게 피어 있었다. 

 

"코스모스 키가 작네... 나 어렸을땐 더 컸던것 같은데..."

 

 

 

그리고 이곳에 이사온지 1년만에 가보게 된 그 공원은...

단풍으로 붉고, 노란 빛으로 가득했다.

 

나의 그녀는 일부러 낙엽들을 밟으며 걸었다.

사부작, 사부작, 사부작...

낙엽 밟는 소리는 참 좋다.

 

난 저 낙엽 밟는 소리와 함께 이 가을이 흘러가는 것이 아쉬워

낙엽 몇 개를 주어왔다.

 

'책에 끼워두워야지... '

 

"책에 끼워두게? 그럼 어디에 끼워 뒀는지 찾을 수 있어?"

"만화책에 끼워두면 돼. 만화책은 다 봤어도 또 꺼내보니까... 슬램덩크 말고, 열혈강호에 끼워야 겠다. ㅋㅋㅋ"

 

 

 

내년 봄엔 분홍의 화사한 꽃을 피워 줄 저 벚꽃 나무 들과,

어렸을 적 내 가을의 동경이었던 플라타너스 나무들...

 

한가로이 거닐 수 있는 이 가을 한 가운데의 풍경은

 

정말 소소한 행복이 아닐 수 없다.

 

 

2018. 10. 24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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